가격 의사결정 — 얼마까지 깎아줄 수 있나
얼마까지 깎아줘도 남는지는 단위 총원가가 아니라 공헌이익이 답합니다. 가격·물량 결정의 하한선이 어디인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고정비까지 회수해야 하는 이유를 함께 정리했습니다.
"이 가격까지 깎아줘도 남습니까?" 영업 현장에서 매일 나오는 이 질문에 단위당 총원가를 기준으로 답하면 대개 틀립니다. 총원가에는 판매량이 줄어도 따라 줄지 않는 고정비가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과 물량은 공헌이익 관점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다만 그 판단이 장기적으로 고정비를 회수한다는 전제를 놓치면,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회사를 갉아먹습니다.
가격 결정의 기준은 총원가가 아니다
단위 총원가는 재료·가공 변동원가에, 고정비를 생산량으로 나눠 배부한 몫을 더한 숫자입니다. 문제는 이 배부된 고정비 몫이 생산량에 따라 출렁인다는 데 있습니다. 같은 공장, 같은 설비인데 덜 만들면 단위 총원가가 올라가고 더 만들면 내려갑니다. 이렇게 조업도에 따라 움직이는 숫자를 가격의 바닥으로 삼으면 판단이 왜곡됩니다.
총원가에 마진을 얹어 가격을 정하는 방식은 특히 판매가 부진할 때 위험합니다. 물량이 줄면 단위 총원가가 오르고, 그걸 보고 가격을 올리면 더 안 팔리고, 그래서 물량이 더 줄어 단위원가가 또 오릅니다. 원가를 좇아 가격을 올릴수록 시장에서 밀려나는 이 악순환을 죽음의 나선이라고 부릅니다.
공헌이익으로 보는 손익분기
공헌이익은 매출에서 변동비만 뺀 값입니다. 고정비를 섞지 않기 때문에, 한 단위를 더 팔거나 덜 팔 때 이익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곧바로 보여줍니다. 가격·물량 의사결정이 공헌이익 관점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위 계단에서 변동비를 걷어내고 남은 공헌이익이 곧 고정비를 갚아 나가는 재원입니다. 여기서 손익분기가 나옵니다 — 손익분기 판매량 = 총고정비 ÷ 단위공헌이익. 가격을 깎으면 단위공헌이익이 줄고, 그만큼 본전을 맞추는 데 필요한 판매량은 늘어납니다. 인하 한 번이 "몇 개를 더 팔아야 하는가"로 곧장 환산되는 셈입니다.
수용 가능한 최대 인하폭
"얼마까지 깎아줄 수 있나"의 단기적 답은 명확합니다. 판매단가가 변동단위원가와 같아지는 지점이 이론적 바닥입니다. 그 위에서 파는 한 인하를 하더라도 한 단위마다 얼마간은 고정비 회수에 보탬이 되고, 변동단위원가 밑으로 내려가면 팔수록 손해가 커집니다. 따라서 지금 줄 수 있는 최대 인하폭의 상한은 현재 단위공헌이익(판매단가 − 변동단위원가) 그 자체입니다. 이 값을 다 내주면 공헌이익이 0이 되고, 더 깎으면 마이너스입니다.
| 항목 | 예시 값 |
|---|---|
| 판매단가 | 10,000원 |
| 변동단위원가 (재료·가공 변동 + 변동판매비) | 6,000원 |
| 단위공헌이익 | 4,000원 |
| 단기 이론적 최대 인하폭 | 4,000원 — 이 지점에서 공헌이익 0 |
증분 주문을 받아야 할 때
정규 물량 외에 들어온 일회성·추가 주문은 조금 다르게 봅니다. 판단 기준은 총원가가 아니라 그 주문이 새로 유발하는 증분 변동원가입니다. 남는 생산 능력으로 소화할 수 있고 기존 거래를 흔들지 않는다면, 가격이 증분 변동원가를 넘어 공헌이익이 양수인 한 받는 편이 회사 전체 이익에 유리합니다.
- 유휴 능력이 있는가 — 자원소비회계(RCA)는 자원을 변동·고정으로 나누고 쓰지 않는 미사용 능력을 드러냅니다. 남는 능력으로 소화하는 주문이라야 고정비가 추가로 들지 않습니다.
- 기존 가격을 잠식하지 않는가 — 특가 주문이 정규 거래처의 단가 기준을 무너뜨리면 단기 이익보다 장기 손실이 큽니다.
- 증분 변동원가를 넘는가 — 판매단가가 그 주문 때문에 새로 드는 변동원가를 넘어야 공헌이익이 양수가 됩니다.
장기적으로 고정비는 회수되어야 한다
공헌이익 관점은 개별 거래와 단기 물량 판단의 하한을 정해 줄 뿐, 그 자체가 목표 가격은 아닙니다.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전 품목·전 거래처의 공헌이익 합계가 총고정비를 넘어야 합니다. 모든 거래를 변동원가 언저리에서 하면 개별 거래는 흑자처럼 보여도 회사 전체는 고정비만큼 적자입니다. 그래서 정상 가격은 공헌이익이 고정비 회수 몫과 목표 이익까지 담도록 정하고, 공헌이익은 '이 밑으로는 팔면 안 되는 선', 목표 가격은 '평균적으로 여기까지 받아야 하는 선'으로 구분해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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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얼마까지 깎아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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