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업데이트 2026. 07. 09 · 읽는 데 6

가격 의사결정 — 얼마까지 깎아줄 수 있나

얼마까지 깎아줘도 남는지는 단위 총원가가 아니라 공헌이익이 답합니다. 가격·물량 결정의 하한선이 어디인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고정비까지 회수해야 하는 이유를 함께 정리했습니다.

"이 가격까지 깎아줘도 남습니까?" 영업 현장에서 매일 나오는 이 질문에 단위당 총원가를 기준으로 답하면 대개 틀립니다. 총원가에는 판매량이 줄어도 따라 줄지 않는 고정비가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과 물량은 공헌이익 관점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다만 그 판단이 장기적으로 고정비를 회수한다는 전제를 놓치면,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회사를 갉아먹습니다.

가격 결정의 기준은 총원가가 아니다

단위 총원가는 재료·가공 변동원가에, 고정비를 생산량으로 나눠 배부한 몫을 더한 숫자입니다. 문제는 이 배부된 고정비 몫이 생산량에 따라 출렁인다는 데 있습니다. 같은 공장, 같은 설비인데 덜 만들면 단위 총원가가 올라가고 더 만들면 내려갑니다. 이렇게 조업도에 따라 움직이는 숫자를 가격의 바닥으로 삼으면 판단이 왜곡됩니다.

총원가에 마진을 얹어 가격을 정하는 방식은 특히 판매가 부진할 때 위험합니다. 물량이 줄면 단위 총원가가 오르고, 그걸 보고 가격을 올리면 더 안 팔리고, 그래서 물량이 더 줄어 단위원가가 또 오릅니다. 원가를 좇아 가격을 올릴수록 시장에서 밀려나는 이 악순환을 죽음의 나선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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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나선을 부르는 계산
"단위원가가 올랐으니 가격도 올려야 한다"는 결론은 고정비를 변동비로 착각할 때 나옵니다. 고정비는 덜 팔아도 줄지 않으므로, 판매 부진을 가격 인상으로 메우려 하면 물량이 더 빠지고 단위원가는 다시 오릅니다. 가격의 기준은 총원가가 아니라 변동원가와 공헌이익이어야 합니다.

공헌이익으로 보는 손익분기

공헌이익은 매출에서 변동비만 뺀 값입니다. 고정비를 섞지 않기 때문에, 한 단위를 더 팔거나 덜 팔 때 이익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곧바로 보여줍니다. 가격·물량 의사결정이 공헌이익 관점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단위공헌이익
판매단가 − 변동단위원가. 한 단위를 팔 때 고정비 회수에 기여하는 금액입니다. 제조공헌이익(매출액 − 제조변동원가)과 공헌이익(매출액 − 제조변동원가 − 변동판매비)을 판매량으로 나눈 단위 기준값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1000매출액-520−제조변동원가480제조공헌이익-80−변동판매비400공헌이익-150−고정판매비250고객기여이익
매출에서 변동비를 빼면 공헌이익, 거기서 고정판매비를 빼면 고객기여이익(Sales Margin). 막대 색은 증감 방향만 나타내며 좋고 나쁨을 뜻하지 않습니다. 수치는 이해를 돕는 예시입니다.

위 계단에서 변동비를 걷어내고 남은 공헌이익이 곧 고정비를 갚아 나가는 재원입니다. 여기서 손익분기가 나옵니다 — 손익분기 판매량 = 총고정비 ÷ 단위공헌이익. 가격을 깎으면 단위공헌이익이 줄고, 그만큼 본전을 맞추는 데 필요한 판매량은 늘어납니다. 인하 한 번이 "몇 개를 더 팔아야 하는가"로 곧장 환산되는 셈입니다.

수용 가능한 최대 인하폭

"얼마까지 깎아줄 수 있나"의 단기적 답은 명확합니다. 판매단가가 변동단위원가와 같아지는 지점이 이론적 바닥입니다. 그 위에서 파는 한 인하를 하더라도 한 단위마다 얼마간은 고정비 회수에 보탬이 되고, 변동단위원가 밑으로 내려가면 팔수록 손해가 커집니다. 따라서 지금 줄 수 있는 최대 인하폭의 상한은 현재 단위공헌이익(판매단가 − 변동단위원가) 그 자체입니다. 이 값을 다 내주면 공헌이익이 0이 되고, 더 깎으면 마이너스입니다.

항목예시 값
판매단가10,000원
변동단위원가 (재료·가공 변동 + 변동판매비)6,000원
단위공헌이익4,000원
단기 이론적 최대 인하폭4,000원 — 이 지점에서 공헌이익 0
설명을 위한 예시일 뿐 실제 값이 아닙니다. 변동단위원가 아래로는 팔수록 손해이므로, 최대 인하폭의 상한은 단위공헌이익과 같습니다. 실제 협상에서는 목표 이익과 고정비 회수 몫을 남겨 하한선을 이보다 위쪽에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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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가격을 일상 가격으로 삼지 마세요
변동원가 언저리 가격은 유휴 능력이 있을 때의 단기·예외 하한이지 정상 판매가가 아닙니다. 모든 거래를 이 바닥에서 하면 고정비를 회수할 길이 사라집니다. 또 단위원가가 낮게 나왔다면 원가절감이 아니라 생산량이 늘어 고정비가 분산된 조업도 효과일 수 있으니, 원가절감과 조업도 효과를 반드시 분리해서 봅니다.

증분 주문을 받아야 할 때

정규 물량 외에 들어온 일회성·추가 주문은 조금 다르게 봅니다. 판단 기준은 총원가가 아니라 그 주문이 새로 유발하는 증분 변동원가입니다. 남는 생산 능력으로 소화할 수 있고 기존 거래를 흔들지 않는다면, 가격이 증분 변동원가를 넘어 공헌이익이 양수인 한 받는 편이 회사 전체 이익에 유리합니다.

  • 유휴 능력이 있는가 — 자원소비회계(RCA)는 자원을 변동·고정으로 나누고 쓰지 않는 미사용 능력을 드러냅니다. 남는 능력으로 소화하는 주문이라야 고정비가 추가로 들지 않습니다.
  • 기존 가격을 잠식하지 않는가 — 특가 주문이 정규 거래처의 단가 기준을 무너뜨리면 단기 이익보다 장기 손실이 큽니다.
  • 증분 변동원가를 넘는가 — 판매단가가 그 주문 때문에 새로 드는 변동원가를 넘어야 공헌이익이 양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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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용원가와 매몰원가를 구분하세요
이미 지출한 설비·인건비는 이번 주문을 받든 안 받든 바뀌지 않는 매몰원가라, 증분 판단에서 제외합니다. 하지만 놀고 있는 미사용(유휴) 능력의 원가는 다릅니다 — 회피할 여지가 있는 원가이므로 그 능력을 언제까지 비워 둘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배부된 원가는 실제 원가가 아니라는 점도 함께 기억합니다.

장기적으로 고정비는 회수되어야 한다

공헌이익 관점은 개별 거래와 단기 물량 판단의 하한을 정해 줄 뿐, 그 자체가 목표 가격은 아닙니다.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전 품목·전 거래처의 공헌이익 합계가 총고정비를 넘어야 합니다. 모든 거래를 변동원가 언저리에서 하면 개별 거래는 흑자처럼 보여도 회사 전체는 고정비만큼 적자입니다. 그래서 정상 가격은 공헌이익이 고정비 회수 몫과 목표 이익까지 담도록 정하고, 공헌이익은 '이 밑으로는 팔면 안 되는 선', 목표 가격은 '평균적으로 여기까지 받아야 하는 선'으로 구분해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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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헌이익은 바닥이지 천장이 아닙니다
"변동비만 넘으면 남는 장사"라는 말은 유휴 능력을 채우는 예외 상황에서만 맞습니다. 이 논리를 모든 가격에 적용하면 고정비가 영영 회수되지 않습니다. 공헌이익은 깎아줄 수 있는 하한을 알려 주고, 고정비 회수 목표는 평균적으로 받아야 할 가격을 알려 줍니다 — 두 기준을 함께 써야 단기 유연성과 장기 수익성을 동시에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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